심판과 징계의 때에 피하지 말라
하나님의 징계와 심판앞에서, 가장 지혜로운 선택은 꼼짝달싹하지 말고 당하는 것입니다. 피한다고 살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냥 끝까지 버텨야 합니다. 하나님의 선하심을 바라보며 결코 도망가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심판과 징계앞에서 도망가는 순간 완전한 절망밖에는 남는 것이 없게 됩니다.
룻기에 등장하는 엘리멜렉이 집안이 그 직접적인 예가 됩니다. 엘리멜렉 집안은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징계가 싫어서 아내 나오미와 두 아들 말론과 기룐과 함께 도망치듯 모압땅으로 이민 온 사람들입니다. 성경은 그렇게 구체적으로 기록하지 않고 흉년을 피해서 왔다고 단순하게 기록하지만, 실제 그들이 살던 시대가 사사시대였으며 이민의 직접적인 원인이 흉년이었음을 생각할 때 하나님의 징계라는 답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흉년은 국지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들이 살던 곳 베들레헴과 모압은 그렇게 먼 곳이 아님에도 이스라엘은 흉년이 들고 모압은 양식이 있었습니다. 더구나 베들레헴이란 마을의 이름 뜻은 ‘떡집’입니다. 이스라엘 모든 곳에 흉년이 들어도 마지막 최후의 보루가 베들레헴은 흉년들지 않는다는 그런 장소가 흉년이 들었던 것입니다. 물론, 최악의 흉년이었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바로 이웃한 모압나라에는 양식이 있었다는 것을 볼 때, 흉년은 하나님의 이스라엘을 향한 분명한 징계와 심판이었던 것을 충분히 유추할 수 있습니다.
결국, 엘리멜렉 자신도 죽고 두 아들 말론과 기룐도 젊어서 자식도 없이 죽어버리고, 이제는 과부 셋만 남게 된 것입니다. 철저하게 망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을 떠나니까, 철저하게 망하면서 손가락질 받기 딱 좋은 상황이 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타락해서 하나님의 말씀과 다르게 나아갈 때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인간적인 방법을 찾아서 피할 방도를 구하지만, 도리가 없습니다. 하나님앞에 나아오지 못하고 스스로 해법을 찾겠다고 나서는 만큼 더 세상앞에서 손가락질 받고 더 완벽하게 망하는 것 뿐입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무슨 짓을 해도 결코 망하지 않는 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런 기복주의 사상이 만들어낸 이상한 신이 아닙니다. 살아계신 하나님이시기에, 그 사랑하는 이스라엘이라 할지라도, 잘못하게 되니, 사람 막대기와 인생 채찍을 들어 치시면서 70년 포로생활로 돌리는 것을 봅니다. 저들의 완고함을 알기에 그런 고통을 통해서라도, 영원하신 하나님의 젖줄을 놓지 않도록 부르짖고 살리시기 위함이었습니다.
더 나아가, 주님의 몸된 교회도 절대로 망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맞는 말이면서 틀린 말이기도 합니다. 함부로 교회는 하나님의 집이니까, 어떤 일이 있어도 흔들리거나 망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천만의 말씀입니다. 무형의 교회는 영원할지 몰라도, 지상교회를 완전한 것으로 오해하고서 하나님의 말씀과 가르침앞에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붙어있지 아니하면, 한순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 지상교회입니다. 아주 두려운 것입니다.
성도들이 이것을 알 때, 함부로 교회안에서 자기 목소리로 떠들지를 않게 됩니다. 두렵고 떨림으로 말씀앞에 순종하고, 말씀을 따르고, 교회를 어머니의 품과 같이 기쁘게 대하므로, 영원한 생명력이 교회와 교회된 성도들에게 주어지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성도와 교회가 하나님과 함께 머물지 아니하고, 세상을 향해 나아갈 때 하나님은 그 ‘싹’을 잘라놓으시는 분이심을 목도합니다. 나오미가 두 며느리와 함께 모압땅을 떠날 때, 자식을 둘수 도 없고, 둔다고 한들 ‘소망’이 되지 못한다고 말합니다(룻1:11-12). 이것은 계대결혼을 염두에 두고 한 말입니다. 계대결혼 시킬 자식하나 없다는 뜻입니다. 두려운 마음이 듭니다. 하나님을 떠나면, 그가 택한 백성이라고 할 때, 하나님께서는 자비를 베푸실 인간적인 제도와 수단과 통용되는 모든 방법까지 아예 ‘싹’을 잘라놓고 맨바닥에서 다시 시작하게 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심을 알게 하는 것입니다. 결국, 교회가 타락하여 하나님 앞을 떠났을 때, 하나님앞에 두 손 두 발들고 나아오는 것 외에는 교회의 회복을 위한 어떤 방법도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어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마지막 소망을 포기하지 않으시는 분이십니다.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 진리로 공의를 베푸시는 분(사42:3)이십니다. 마지막 까지 그에게 소망을 두는 자를 남은자(remnant)로 그루터기(stump)로 끝까지 붙드시고, 사람의 힘과 의지가 아닌,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넉넉하게 회복시키시고, 과거를 묻지 않으시면서, 새로운 축복을 허락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런 존재가 누구입니까? 환란과 징계가운데 회복을 맛보는 존재는 누구입니까? 하나님의 집에서 도망가지 아니하고, 그 징계와 심판을 받아내며, 끝까지 주의 전에 머무는 자, 그런 교회와 성도들을 하나님은 끝까지 책임져 주십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집에 머무는 자, 당신의 음성에 순종하는 교회와 성도의 삶은 끝까지 책임져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하나님 앞에서 지혜로운 인생은 절대로 교회를 떠나지 않습니다. 당장 심판과 징계의 어려움이 찾아온다 할지라도, 끝까지 주님의 교회를 붙들고 늘어지는 삶을 살아갑니다. 축복받는 교회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주권을 온전히 인정하면서, 사나 죽으나 주님 앞에 꼭 붙어있는 교회, 그런 교회에 붙어 살아가는 성도들, 결국에는 세상 흔들리고 사람들이 다 주를 떠나도, 마침내 주의 영광 노래하고 승리하는 이기는 인생을 살아갈 것입니다.
